둘째 임신 8개월 차.
첫째 젖떼기 실패.
젖이 나오든 안 나오든 젖 물고 싶어 하면 내어준다.
'돌 지나서 끊어야지' 했지만 상황과 여건이 따라주지 못해 그저 시간만 보내다가
둘째가 생기고 '정말 끊어야겠다'는 생각이 들어서 젖떼기 시도를 했다.
같이 누워서 꼭 안아줘도 보고 혼도 내보고
안아서 달래도 보고 했지만 10분이 1시간 같고
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울음소리가 나에게 더 큰 고문으로 다가왔다.
둘째도 임신한 상태에서 견디려니 스트레스가 더 극심해지는 것 같았다.
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리라고 하는데 나랑 딸냄 둘만 있는데
울음소리와 몸부림을 견디려니 내가 너무 고통스러워 포기.
18개월 정도 되니 낮잠 잘 때나 밖에 외출 중일 때는 젖을 안 찾았는데
한참을 그러다가 코로나가 심해지고 대부분 집에서 가정보육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젖을 찾기 시작했다.
둘만 집에 오래도록 있어서 그런지 낮잠 잘 때 안 찾던 젖을 찾으며 대성통곡하는데
안아서 달래도 숨이 넘어가도록 우는 고집불통 딸냄.
여자아기들이 젖 집착이 남자아기들에 비해 심하다고 하는데 이런 건가 싶었다.
다른 건 웬만하면 심하게 고집부리지 않는 편인 딸냄인데 젖에 관한 건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.
잠이 올 때는 당연하고 혼자 잘 놀다가도 갑자기 '찌찌' 그러면서 치대기 시작하니
몸도 무거운데 짜증만 늘어갔다.
아무리 쥐어짜도 안 나오는 젖을 뭐 먹을 게 있다고 물고 있는지..
한참 수유할 때는 이 정도로 싫지는 않았는데
나도 그 이름만 들었던 슬픈젖꼭지증후군(D-MER)에 빠진 건 아닌지..
최근에 두 번째 젖떼기 도전하다가 울고불고 짜증 내는 딸냄을 보면서
내가 먼저 스트레스받아 숨넘어갈 것 같아서 1시간 반 만에 포기..
젖을 주면 어떻고 안 주면 어떻냐..
그냥 '우리 모두 편한 길을 선택하자' 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
나중에 말이 통하게 되면 '동생 먹어야 하니까 이제 그만 먹자'라고
딸냄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떼지겠지..
딸냄에게 젖을 물리고 잠이 들기를 기다리며 수십 번 검색해본
'돌아기 젖떼기', '두 돌 모유수유' 등등..
그나마 위로와 위안이 됐던 글은 세 아이 모두 두 돌 전까지 젖을 물렸다는 삼 남매 어머니의 글이었는데
그분도 치아우식증을 걱정했는데 세명 모두 치아도 괜찮고
젖을 오래 먹여서 그런지 정서적으로 안정돼서 애들 성격이 온순하다고 한다.
치아우식증이나 밤에 잠을 깊이 못 자는 문제들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만 많아지고 있었는데
그분 글을 읽으면서 '품에 안겨있으려 할 때 많이 안아줘야겠다'라고 생각하며
딸냄과 오늘 밤도 평안하게 보내련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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